초가을의 '전' 타령, 북한과 서울

전유어(煎油魚) 또는 ‘저냐’

전은 전유어(煎油魚) 또는 ‘저냐’라고도 부른다. 육류·어패류·채소류 등 각종 재료를 다양하게 쓰며, 반상 또는 잔치상·주안상에 두루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한국 요리에는 튀김은 별로 없고 부침이 많은데, 전은 부침 요리로서, 전감의 두께를 얇고 고르게 저미고, 크기와 모양을 일정하게 하며, 밀가루와 달걀물을 씌워 부치는 것이 특색이다.

 

전 [명사]

1.  생선이나 고기, 채소 따위를 얇게 썰거나 다져 양념을 한 뒤, 밀가루 를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같은 말] 전유(煎油): 전병이나 누름적 따위를 기름을 친 번철이나 프 라이팬 따위에 놓고 지져서 익히는 일.

 

지방의 명물, 지방을 대표하는 전

전만큼 전국적이며, 집집마다 다르고 지방 마다 다양한 요리도 없을 것이다. 많은 양념 할 필요 없이 밀가루, 달걀물을 입히거나 묽은 밀가루 반죽에 재료를 묻혀 척 올려 지지면 된다. 명절에는 많은 전을 부쳐야 하니 고충을 주는 음식이지만, 일상에서 단출하게 몇 가지 지지면 별미다. 모름지기 명절은 전 부치는 냄새, 전 부치는 소리가 집 안에 진동 해야 명절 맛이 난다. 번철에 기름 두르고 지져내는 냄새는 명절 분위기를 돋운다. 지방의 명물이 된, 지방을 대표하는 전을 모았다.

 

평안도 녹두전

녹두전은 어느 지방에서나 흔히 먹는 음식이다. 만드는 방법이나 크기가 고 장마다 집집마다 다르고, 이름도 여러 가지인데 녹두전의 고장 평안도에서 는 ‘녹두지짐’, ‘지짐이’로 황해도에서는 ‘막부치’로 불렸다.

녹두전은 녹두를 충분히 불려 껍질을 모두 걸러내고 곱게 갈아서 전을 부쳐야 부드럽게 먹기 좋다. 불린 녹두 갈 때는 가능한 한 물을 적게 넣고 최대한 곱게 갈고, 돼지고기와 고사리는 밑간해서 김치와 함께 골고루 섞는다. 기름을 두른 팬에 반죽을 반 정도 붓고 그 위에 반죽과 섞은 돼지고기, 김치, 고사리 등을 올려 녹두 반죽과 어우러지게 한다. 돼지고기는 잡채용으로 썰면 씹히는 맛이 좋다. 이때 생강을 곱게 갈아 넣거나 즙을 내 넣어 양념하면 누린내도 없어지고 향긋하다. 고사리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 넣어야 먹기 편하고, 김치는 속을 털어내고 송송 써는데 잎보다는 줄기 부분을 썰어 넣어야 씹는 맛이 좋다. 녹두전은 끈기가 없어 서로 잘 붙지 않아 전 부치기가 어렵다면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조금 섞어도 좋다. 완성된 녹두전을 먹을 때는 간장에 절인 양파장아찌나 고추장아찌와 함께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황해도 고기전

얇게 저민 쇠고기에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지지는 고기전은 황해도 에서만 먹은 것은 아니지만 황해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 중 하나다. 

먼저 쇠고기에 소금과 후춧가루로만 밑간해도 좋고, 간장, 설탕, 다진 파, 다진 마늘, 후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등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하면 더 깊은 맛이 난다. 밀가루와 달걀물을 순서대로 입혀 얇게 부치면 고기의 고소한 맛과 부드 러운 맛이 잘 살아난다. 고기전의 쇠고기는 홍두깨살, 아롱사태, 부채살 등의 부위를 얇게 썰어 만들면 보들보들한 맛이 좋다. 또한 밀가루 대신에 찹쌀가루나 녹말가루를 써도 좋고, 허브가루를 뿌려 넣으면 이색적인 맛이 난다. 막 걸리뿐만 아니라 청주, 소주,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함경도 & 서울 북어전

 ‘명태’는, 함경도 명천 지방에 살던 태모 씨가 잡아 함경도 관찰사에 올린 생선이라 하여 붙인 이름이다. 말린 명태인 북어는 국·찜·조림·구이로 두루 쓰이는데, 북어로 전을 부치면 별미다. 동태로 만든 전유어와 또 다른 맛이다.

함경도를 비롯해 서울에서 즐겨 먹던 북어전을 만드는 법은 이렇다. 북어 대가리를 떼내고 불린 후 밀가루, 달걀물을 입혀 기름을 두른 팬에 지진다. 북어를 불릴 때는 물을 많이 넣기보다는 북어살이 촉촉해질 정도로 물을 조금만 부어 맛이 빠져나가지 않게 불리는 것이 중요하다. 불린 후 속에 걸리는 가시를 제거하고 부침옷을 입혀야 먹기 편하다. 기호에 따라 간장, 다진 마늘, 다진 파로 살짝 밑간해 지지면 맛이 더 좋다. 또 북어살을 찢어서 부쳐도 좋다. 묽은 밀가루 반죽을 팬에 둥그렇게 두른 후 살짝 양념한 북어살을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지지면 별미다.

 

함경도 두부전

지방을 불문하고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전 삼총사는 두부전, 생선전, 고기전이다. 두 부전은 ‘연포전’이라고 불렀는데, 조선시 대에는 산릉을 모시면 근처에 제사음식을 공급하기 위한 절을 지었는데, 이를 ‘조포사(造泡寺)’라 하였다. 그래서 두부 음식에는 ‘포’자가 붙는 이름이 많다.

두부는 콩이 좋은 함경도에서 유명했다. 두부를 도톰하게 썰어 소금 간을 해 면보나 키친타월에 물기를 제거한 후 밀가루, 달걀물을 순서대로 얇게 입혀 기름을 두른 달군 팬에 부친다. 풋고추, 붉은고추를 얇게 썰어 모양을 내면 정성스럽고 아름답다. 무엇보다 두부의 물기를 잘 빼야 부침옷을 얇게 묻힐 수 있고, 그래야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두부지지미를 만들 수 있다. 전을 부칠 때 기름이 튀지 않아 좋다. 취향에 따라 소금 간을 할 때 허브 가루나 산초 가루 등을 뿌려도 좋다. 

Tip. 뜨거운 전을 바로 접시에 담으면 눅눅해지고 달걀 입힌 것이 벗겨지기 쉬우므로 반드시 채반에 펼쳐 놓아 한 김 식힌 후 접시에 모양 있게 담아 상에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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